일을 잘 한다는 것이라는 책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비행기를 타고 식사 시간이 되었을 때 치킨덮밥과 카레를 선택해야 했다. 저자인 구스노키 겐은 카레를 선택했는데 몇 줄 앞에서 카레라이스가 동이 나버리고 만다.
“정말 죄송합니다. 손님”
너무나도 미안해하는 표정과 어조의 사과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고 치킨덮밥으로 선택했다. 그후 몇 개월 후 출장 때문에 같은 노선의 비행기를 이용했는데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자신의 앞에서 카레라이스가 떨어진 것이다. 승무원은 똑같이 프로의 사과 기술을 보여준다.

그때 그는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담당자는 사과의 기술을 연마하여 프로처럼 사과하고 상황을 마무리했는데
애초에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는 없었을까?
그동안의 데이터를 확인하여 카레라이스의 수요가 많다면 발주 비율을 조정하거나 혹은 과감히 하나로만 정하여 안내하고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줄일 수도 있다. 임기 응변을 잘 쌓은 직원은 본인의 프로다움에 스스로 감탄할지 모르겠지만 이게 일을 잘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나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집에 인터넷이 끊겨서 뭘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담당 직원과 통화하니 너무 죄송하다고 하며 (그 역시 사과에 탁월했다.) 대응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줬다.
그냥 전원을 껐다 켜보라는 것…
전원을 껐다가 키니 잘 되긴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고장이 났다. 역시 동일한 직원은 프로의 사과를 전달하며 껏다 켜보라는 대응 방법을 알려준다.
나는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했으나 그는 규정 상 한 달에 5회 이상 발생해야지만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5회 이상 발생했고 전원을 껐다 켜서 대응했었다고 하니 전화로 남은 기록이 5회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
너무 답답한 상황이었는데 그는 계속해서 사과만 한다. 내가 원한건 사과가 아니라 해결이었는데 말이다.

일을 한다는 것과 잘 한다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승무원이나 인터넷 담당 직원은 그냥 일을 한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쌓은 사과의 기술에 나름의 자부심을 느꼈을 수도 있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본질적인 문제를 파고 드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해결책 중 내부 리소스 대비 효과가 가장 큰 것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일을 이렇게 하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인지 종류만 다를 뿐 임기응변에만 높은 기술이 생기는 건 아닌가 싶다. 크게 바라보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능력은 하루 아침에 달성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다르게 바라보고 생각할 줄 알아야 길러지는 후천적인 스킬같은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 중 임기응변 형태로 해결하고 있는 건 없는지 확인해보자
그리고 다시 넓게 바라보자. 일의 본질을 바라볼 때 당신은 진짜 일을 한다는게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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